
때는 헤이안 초기, 어느 마을에 100년을 살아온 거대한 신주 벚나무가 존재했다.
백년벚은 꽃이 크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영험한 힘이 깃들어 있어 뿌리내린 마을에 해마다 풍년을 가져다 주었으며, 마을은 이에 신앙을 보답하여 공생하는 관계로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작은 마을에 거대한 위협이 덮쳐왔다.
검은 태양이라고도 불리는 거대한 요괴, 소라나키가 나타나 백년벚의 신비한 힘으로 유지되는 작은 마을을 시작으로 모든 세상을 집어삼키려고 그 마수를 뻗어오고 있던 것이다.
마을은 너무나도 작았고 도시와 멀었기에 음양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사람들은 천천히 다가오는 공포에 떨었고 날마다 벚나무에 기도를 올렸다.
벚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신앙에 답하기 위해 자신의 힘으로 떠돌아다니던 강한 음양사를 마을에 발을 딛도록 꾀하였고, 음양사는 마을에 도달해 요괴에 대한 사실을 듣게 되었다.
백년벚은 마을 사람들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온 신통력을 담은 원옥을 떠돌이 음양사에게 하사하였고, 이를 통해 음양사는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를 불러내었다.
그리하여 격렬한 싸움의 끝에 소라나키를 봉인하는 것에 성공한다.
떠돌이 음양사와 마을 사람들은 이 원옥을, 그리고 이 작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백년벚이 뿌리내린 자리에 신통한 힘으로 보호받는 환상의 음양원, '성황당'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오염된 땅을 벗어나 가까운 곳에 다시 작은 마을을 세웠으며, 떠돌이 음양사는 이곳에 다른 음양사들을 불러모아 이제는 백년벚의 보호에서 떨어진 마을의 사람들을 도우려 마을에 머물게 된다.
…
그리고 헤이안 후기의 어느 낙엽이 지는 가을.
현재의 성황당을 지키는 자, 후미노이미키 히로마로는 여태 없던 곤경을 겪고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백년벚이 날이 갈수록 점점 시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원옥의 힘이 사그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흥분한 요괴나 악귀들의 악행이 자주 덮쳐왔고 이는 지금의 성황당의 음양사들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만들어냈다.
결국, 후미노이미키 히로마로는 지금의 상황에 전례 없는 하나의 비책을 공개한다.
바로 사람들에게는 전설로만 남은 이 성황당에 존재하는 힘의 근원, 원옥을 이 음양원에 머물러 가장 공헌한 자에게 하사한다는 공표를 도시에 보낸 것.
이유야 어찌 되었든 작은 마을 변두리의 음양원이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은 다행히도 이 공표로 인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지금, 음양사들과 그의 식신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서 이곳, 환상음양원 '성황당'에 발을 내딛게 된다…